하늘이 내린 선물 — 『배틀그라운드, 새로운 전장으로』를 읽고

Book
2025-03-23
Oliver Kim

"하늘이 내린 선물"

『배틀그라운드, 새로운 전장으로』 책이 발간되자마자 구매해, 주말 내내 새벽까지 푹 빠져 읽었습니다.

지난 『크래프톤 웨이』도 재밌게 읽어서 이번 책도 기대가 컸습니다. 그리고 기대 이상의 재미와 배움을 남긴 것 같습니다.

(1) 몰입의 시작은 배틀그라운드 초기 얼리 액세스 판매가 폭발하던 시기, 인센티브를 두고 벌어진 내부 논의였습니다.

“1년 안에 투자 대비 10배수까지는 노력(기여)의 결과고, 그 이상은 하늘이 준 것.”

배틀그라운드의 초기 흥행에 따른 예상 이익에 대해 성과 기준을 놓고 팽팽히 맞서는 이 장면은 여느 스릴러보다 더 숨 막히게 다가왔습니다.


(2) 책은 블루홀에서 시작된 배틀그라운드의 탄생부터 PUBG 법인 설립, 크래프톤으로의 전환까지 이어지는 리더십과 성장의 서사를 담고 있습니다.

읽으며 계속 떠올랐던 질문은 하나였습니다. “지속 가능한 차별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지금처럼 기술이 평준화되고 시장이 커지는 시점에는, 단순한 기능이나 속도만으로는 경쟁력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책에서 “게임이 시장에서 반응을 얻으려면 '모든 요소가 웰메이드'이거나, 단 하나라도 '확실한 핵심 요소'가 있어야 한다.”

이 말은 지금 우리가 만드는 대부분의 서비스와 제품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통찰이라고 생각합니다.


(3) 최근 벤처 스튜디오, 콘텐츠 랩, 인큐베이터들이 학습 가능한 제작 리더십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특정 탤런트와 규모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이제는 반복 가능한 구조(체력)와 실험을 통해 성공 확률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많아졌습니다.

이런 변화는 게임뿐 아니라, 모든 서비스가 점점 엔터테인먼트화되고 있는 흐름과도 닿아 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시점이 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에게 몰입할 이유, 감정적으로 연결될 이유까지 챙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4) 그리고 인상 깊은 또 하나의 장면.

그리고 배틀그라운드 출시 이후, 빠르게 성장하는 블루홀의 대표를 맡았던 김효섭 대표님의 고민도 깊이 공감되었습니다.

“경영진이나 책임자들이 자기 고민 없이 일을 진행할까 봐 우려했다.
더욱 주체적이고 자기주도적이길 바라는 마음에서 하나하나 확인하고 재촉하는 데 주저했다.
실행력 있는 인력 구성을 갖추는 데에 시간을 많이 썼다.”

이 말은 단지 한 대표의 고민이 아니라, 성장을 이끄는 조직이 직면하는 리더십의 본질적인 딜레마처럼 느껴졌습니다.

자기주도적인 태도와 실행력을 갖춘 팀원이 자라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아니면 빠른 실행을 위해 ‘확인하고 재촉하는’ 리더십이 필요한 걸까?

(5) 마지막으로

한정된 자원인 시간을 의미 없이 소모하거나,
그럴듯한 것으로 포장하며 정작 목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조직은 결국 필패한다는 점.

좋은 결과는 ‘시간’이라는 가장 귀한 자원을
어디에, 누구와, 어떤 방식으로 쓰느냐에서 갈린다고 믿습니다.

지난 『크래프톤 웨이』 책에서 본
김창한 대표님의 '펍지의 목표 또는 비전에 대하여'라는 메일이 지금도 강렬하게 남아 있습니다.

“제품과 고객(마켓), 이 2가지 요소만이 본질적인 요소”
“저는 이것을 이룰 때까지 모든 것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어렵게 해낸 일만이 가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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